QGIS에서 임상도 레이어와 지적도 레이어를 같은 화면에 올려본 적이 있다면 바로 알 것이다. 산 하나를 사이에 두고 두 경계선이 나란히 가다가 어느 순간 슬쩍 벌어지고, 임도 하나를 지나면 또 몇 미터씩 틀어진다. 산지전용허가 신청서를 쓰다가 “이 필지, 임상도상 면적과 지적 면적이 왜 다르죠?”라는 질문을 받아본 담당자라면 이게 단순한 좌표계 설정 실수가 아니라는 걸 안다. 두 지도는 애초에 만들어진 방식 자체가 다르다.
임상도와 지적도는 왜 같은 땅을 다르게 그리는가
임상도는 항공사진이나 드론·위성 정사영상을 바탕으로 수목의 수종과 영급, 밀도를 판독해서 그린 주제도다. 기준이 되는 바탕지도가 비교적 최근의 수치지형도이다 보니 좌표 체계 자체는 깔끔한 편이다. 문제는 지적도, 특히 산지에 많은 임야도 쪽이다. 일제강점기 지적원도에서 출발해 여러 차례 등록전환과 축도(확대·축소) 과정을 거쳤고, 인접한 도면끼리 어긋나지 않게 끝을 맞춰 붙이는 접합 작업까지 더해졌다. 그 결과 같은 임야도 구역이라도 어디를 기준으로 세계측지계로 변환하느냐에 따라 경계선의 위치가 달라지는, 말 그대로 “가변성”을 가진 도면이 돼버렸다. 임상도가 현실 지형을 비교적 충실히 반영하는 반면 지적도는 법적 권리관계의 틀 안에서 과거의 측량 결과를 그대로 이어받고 있으니, 둘을 겹쳐보면 어긋남이 생기는 게 오히려 당연한 셈이다.
현장에서 실제로 부딪히는 장면들
이 문제가 책상 위의 이론으로 끝나지 않는 이유는 실무 곳곳에서 걸리기 때문이다. 산지전용허가나 입목벌채 신고를 준비할 때 임상도 기준으로 잡은 작업 경계가 지적 경계를 살짝 넘어가는 경우가 흔하다. 가을철 현장 확인을 나가서 지적 경계 말목을 찾아보면 도면상 위치와 실제 측량점이 꽤 떨어져 있어 당황하는 일도 많다. 인접 산주 간 경계 분쟁이 있는 필지라면 더 골치 아프다. 어느 쪽 도면을 기준으로 면적을 산정했는지에 따라 보상금이나 벌채 허용 면적 자체가 달라질 수 있어서다. 공간DB에 두 레이어를 그대로 겹쳐 올리고 자동으로 면적을 계산하면, 실제로는 문제없는 필지인데도 가늘고 긴 슬리버 폴리곤이 수백 개씩 생겨서 분석 결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는 경우도 자주 본다.
실무에서 쓰는 처리 방법
기준 도면을 먼저 정한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어느 도면이 법적 기준인가”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소유권이나 면적 산정처럼 법적 효력이 걸린 작업이라면 지적도(임야도)가 우선이고, 임상도는 임목 현황을 보여주는 참고 자료로 다뤄야 한다. 이 원칙을 세워두지 않으면 분석할 때마다 담당자 재량으로 기준이 바뀌어 버린다.
불일치 구간을 자동으로 걸러낸다
QGIS Processing Toolbox의 Difference나 Intersection 도구로 두 레이어를 비교하면 어긋나는 구간만 폴리곤으로 뽑아낼 수 있다. PostGIS를 쓴다면 ST_Difference와 ST_Area를 조합해서 불일치 면적이 일정 기준을 넘는 필지만 걸러내는 쿼리를 짜두면 전체 사업소 단위로도 금방 돌릴 수 있다. 이렇게 뽑은 구간에는 별도 속성 필드(예: mismatch_flag)를 하나 만들어서 표시해두는 걸 추천한다. 나중에 같은 구역을 다시 작업할 담당자가 “여기 원래 이상한 곳이었구나”를 바로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슬리버 폴리곤은 따로 처리한다
두 도면을 겹칠 때 생기는 가늘고 긴 조각들은 실제 경계 차이가 아니라 디지타이징 오차나 좌표 변환 과정의 잡음인 경우가 많다. 면적이나 둘레 대비 면적 비율이 작은 폴리곤을 자동으로 걸러내는 필터를 미리 만들어두면, 진짜 검토가 필요한 불일치 구간과 노이즈를 구분하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애매한 구간은 결국 현장으로
도면 비교만으로 결론 내리기 어려운 구간, 특히 경계 분쟁 소지가 있거나 금액이 걸린 필지는 RTK-GNSS나 토털스테이션으로 직접 확인하는 걸 피할 방법이 없다. 다만 모든 불일치 구간을 다 나가서 잴 수는 없으니, 앞 단계에서 걸러낸 목록 중 면적 차이가 크거나 법적 분쟁 가능성이 있는 곳부터 우선순위를 매겨 현장 확인 일정을 짜는 게 현실적이다.
작업 전에 점검해볼 것들
담당 구역을 새로 맡았을 때는 다음 몇 가지를 먼저 확인해두면 나중에 고생을 던다. 두 레이어의 좌표계와 변환 기준점이 실제로 동일한지, 임야도 접합 과정에서 쓰인 축도 비율에 대한 기록이 남아있는지, 과거에 이미 불일치 구간을 조사해둔 자료가 있는지를 먼저 찾아보는 것이 순서다. 이런 기록 없이 매번 처음부터 전체 구역을 다시 비교하면 같은 작업을 반복하게 된다.
임상도와 지적도의 어긋남은 누군가의 실수로 생긴 게 아니라 두 도면의 태생이 다르기 때문에 생기는 구조적인 문제다. 완벽하게 맞춰 넣으려 하기보다는 어느 도면을 언제 기준으로 쓸지 정해두고, 불일치 구간을 체계적으로 추출해 관리하는 쪽이 현실적인 대응이다. 다음 담당자가 같은 필지를 다시 들여다볼 때 처음부터 다시 헤매지 않도록 지금 만든 기록을 남겨두는 것, 그게 이 일에서 가장 돈 되는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