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공간정보 실무] 임소반별 임도밀도 산출, QGIS로 사각지대까지 짚어내는 법

산림경영계획서를 검토하다 보면 임도밀도 항목이 경영계획구 전체 평균 한 줄로만 처리된 경우를 자주 본다. 문제는 그 평균값이 실제 벌출 작업의 난이도를 전혀 설명해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어떤 임소반은 임도에서 채 100m도 떨어지지 않은 반면, 같은 계획구 안의 다른 임소반은 능선 두어 개를 넘어야 임도에 닿는 경우도 있다. 산림청이 2020년 말 발표한 제5차 전국임도기본계획은 2030년까지 전국 임도밀도를 ha당 5.5m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이 수치 역시 전국 평균이라 개별 현장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결국 실무에서 의미 있는 판단을 하려면 임소반 단위로 쪼개서 임도밀도 산출을 다시 해봐야 한다.

임도밀도 계산, 분자와 분모부터 정리하고 시작한다

임도밀도는 단순히 ‘임도 길이 나누기 면적’이지만, 실무에서 자주 틀리는 지점은 따로 있다. 하나는 분자인 임도 길이에 무엇을 포함시킬지다. 노선이 살아있는 구간만 셀지, 붕괴되거나 수해로 유실돼 사실상 통행이 불가능한 구간까지 포함할지에 따라 숫자가 꽤 달라진다. 현장 답사 없이 임도 대장 GIS 레이어만 믿고 계산하면 실제보다 밀도가 높게 나오는 경우가 흔하다. 다른 하나는 분모인 면적 기준이다. 경영계획구 전체 면적을 쓸지, 암석지나 급경사 붕괴위험지 같은 조림·시업 불능지를 뺀 가용면적을 쓸지에 따라서도 결과가 갈린다. 제5차 전국임도기본계획이 제시한 5.5m/ha 목표치를 인용할 때는 어떤 분모를 썼는지 원자료를 먼저 확인해야 비교 자체가 의미를 가진다.

QGIS로 임소반별 밀도를 뽑아내는 절차

실제 작업은 그리 복잡하지 않다. 임소반 폴리곤 레이어와 임도 노선 라인 레이어를 같은 좌표계로 맞춘 다음, Vector 메뉴의 Geoprocessing Tools에서 Intersection을 실행해 임도를 임소반 경계 기준으로 잘라낸다. 이렇게 자른 라인 레이어에 필드 계산기를 열어 length($geometry) 필드를 하나 추가하면 임소반별로 실제 포함된 임도 길이가 나온다. 이 값을 임소반 ID로 묶어 합산한 뒤(Statistics by Categories 도구가 편하다), 원래 임소반 면적 필드와 조인으로 붙이면 임소반별 임도밀도 테이블이 완성된다.

여기서 실수가 잦은 부분은 좌표계다. 위경도 좌표계(EPSG:4326) 상태에서 length()를 그대로 계산하면 단위가 도(degree)로 나와서 엉뚱한 숫자가 찍힌다. 반드시 GRS80 중부원점(EPSG:5186)이나 UTM-K(EPSG:5179) 같은 투영좌표계로 변환한 뒤 계산해야 미터 단위로 제대로 나온다. 가을철 현장조사 시즌에 급하게 데이터를 넘겨받아 좌표계 확인 없이 바로 돌리다가 밀도가 몇 배씩 차이 나는 결과를 받아본 경험이 있다면, 이 절차가 왜 중요한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버퍼 분석으로 임도에서 먼 구역 짚어내기

평균 밀도만으로는 어느 임소반이 실제로 문제인지 알기 어렵다. 이때 쓸 만한 게 버퍼 분석이다. 임도 라인 레이어에 Buffer 도구를 적용해 일정 거리의 서비스 구역 폴리곤을 만들고, 이 버퍼 밖에 남는 임소반 면적을 Difference로 뽑아내면 임도에서 먼 구역이 지도 위에 바로 드러난다. 버퍼 거리는 법으로 정해진 고정값이 있는 게 아니라 지형 경사, 예정 작업 방식(가선집재냐 트랙터 집재냐), 장비 사양에 따라 현장마다 다르게 잡아야 한다. 하나의 값을 정해놓고 전국 어디에나 똑같이 적용하면 오히려 판단을 그르치기 쉬우니, 급경사지는 짧게 완경사지는 길게 잡는 식으로 시업 계획 담당자와 사전에 협의해서 값을 정하는 게 순서다.

네트워크 분석을 쓸 때 주의할 점

QGIS의 네트워크 분석 도구(Service area from layer)를 쓰면 직선거리 버퍼보다 정교하게, 실제 임도 노선을 따라간 이동거리 기준으로 서비스 구역을 그릴 수 있다. 다만 임도 라인 데이터의 위상(topology)이 깨끗하지 않으면 — 중간에 끊긴 구간이나 오버슈트가 있으면 — 네트워크 분석이 엉뚱한 경로로 튀거나 아예 실행 자체가 안 된다. 이 작업에 들어가기 전에 위상 오류부터 잡아두는 편이 결국 시간을 아끼는 길이다.

결과를 보고서에 쓸 때 체크할 것

몇 가지만 짚어두면 나중에 지적받을 일이 줄어든다. 먼저 분모로 쓴 면적 기준이 전체면적인지 가용면적인지를 보고서에 반드시 명시한다. 임도 대장상 노선과 실제 통행 가능 구간이 다를 수 있으니, 최소한 최근 수해나 산사태 이력이 있는 구간은 현장 확인을 거치는 게 좋다. 버퍼나 네트워크 분석에 쓴 거리 기준값과 그 산정 근거도 함께 적어야 나중에 다른 담당자가 같은 결과를 재현할 수 있다. 그리고 전국 평균 목표치인 5.5m/ha를 개별 임소반에 그대로 들이대지 말고, 같은 경영계획구 안에서의 상대적 편차를 보는 용도로 쓰는 편이 안전하다.

임도밀도 수치 하나로 사업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다. 하지만 임소반 단위로 쪼개서 지도 위에 얹어보면, 서류상으로는 보이지 않던 구간이 눈에 들어온다. 다음 현장조사 계획을 짤 때 이 사각지대부터 우선순위에 놓는 것만으로도 보고서의 설득력이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