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 공간정보 실무] 임상도 좌표계 혼용, 신구 좌표계 안 맞추면 위치가 밀린다

임상도 shp 파일을 QGIS에 불러왔는데 임도랑 산림경계선이 위성영상이랑 수백 미터씩 어긋나 있는 경우, 한 번쯤 겪어봤을 것이다. 처음엔 임상도 데이터 자체가 잘못된 줄 알고 산림청에 문의하거나 재다운로드를 반복하는데, 사실 원인은 대부분 좌표계다. 특히 오래된 임도대장 도면이나 지자체에서 받은 구버전 shp를 최근 자료와 겹쳐 쓸 때 이 문제가 튀어나온다.

왜 아직도 신구 좌표계가 섞여서 돌아다니나

한국은 2003년 측량법 개정으로 GRS80 타원체 기반의 세계측지계를 공식 측량 기준으로 채택했다. 문제는 법이 바뀐다고 그동안 쌓인 지적·임야 도면 데이터베이스가 하루아침에 새 좌표계로 다시 만들어지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국토부 관련 보도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지적·임야 도면 중 세계측지계로 전환된 필지는 전체의 약 20%인 663만 필지 수준이었고, 이후로도 전환 작업이 꾸준히 진행돼 왔다. 다만 지금 시점에 전국 전환이 100% 완료됐는지는 실무자 입장에서 단정하기 어렵고, 지역이나 발주처마다 배포하는 원본 데이터의 좌표계가 제각각인 게 현실이다. 그래서 오래된 임도 설계도나 산지전용 관련 구도면을 받으면 여전히 구 베셀 측지계로 작성된 경우를 심심찮게 마주친다.

실제로 얼마나 틀어지는지, 숫자로 보면

구좌표계(베셀 1841 타원체 기반, 중부원점 EPSG:5174 계열)로 만들어진 데이터를 좌표변환 없이 그대로 신좌표계(GRS80 중부원점 EPSG:5186, 혹은 UTM-K EPSG:5179)로 취급하면 위치가 대략 300~400m 안팎으로 밀린다고 알려져 있다. 방향은 대략 북쪽으로 10초, 서쪽으로 7~8초 정도 어긋나는 식이라 지역에 따라 체감 오차는 조금씩 다르다. 임소반 몇 개 폭에 해당하는 거리이기 때문에, 이 상태로 임도 설계나 산지전용 허가 도면 작업을 진행하면 경계선이 엉뚱한 사면에 그려지는 사고로 이어진다. 실제로 현장 답사 없이 사무실에서 도면만 보고 임도 기점을 잡았다가, 막상 나가보니 능선 하나를 건너 뛴 위치였던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EPSG 코드는 이렇게 구분한다

구좌표계 중부원점은 EPSG:5174(또는 2097 계열), 신좌표계 GRS80 중부원점은 EPSG:5186, 전국 단일좌표계로 많이 쓰이는 UTM-K는 EPSG:5179다. QGIS에는 이 코드들이 전부 기본 내장돼 있어서 레이어 속성 창에서 좌표계명을 검색해 바로 지정할 수 있다. 문제는 코드가 없어서가 아니라, 원본 데이터가 어느 좌표계로 만들어졌는지 확인하지 않고 작업을 시작하는 습관에서 생긴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실수 패턴

가장 흔한 사고는 .prj 파일이 빠진 shp를 받았을 때다. QGIS는 .prj가 없으면 좌표계를 알 수 없다고 물어보는데, 여기서 급한 마음에 아무 좌표계나 지정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on-the-fly 재투영 기능이 켜져 있으면 지도 위에 레이어가 일단 그려지긴 하니까, 눈으로 봐서는 티가 잘 안 난다. 그러다 다른 레이어와 겹쳐보거나 면적을 계산할 때 가서야 숫자가 이상하다는 걸 알아차린다. 또 하나는 지자체나 옛 도면에서 받은 자료와 산림청 최신 공간정보를 같은 프로젝트에 섞어 쓰면서, 각 레이어의 실제 좌표계를 확인하지 않고 그냥 겹쳐놓는 경우다. 눈대중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정밀 면적산출이나 임도 설계 좌표를 뽑을 때 오차가 그대로 결과에 반영된다.

실무 체크리스트

새 shp나 dwg를 받으면 제일 먼저 .prj 유무와 내용을 열어서 확인한다. 메타데이터에 좌표계 표기가 없으면 발주처나 원본 제공기관에 반드시 되물어야 한다. 임의로 추정해서 지정하는 건 나중에 훨씬 큰 재작업으로 돌아온다. 두 번째로, 여러 출처의 레이어를 겹칠 때는 QGIS 속성 정보에서 각 레이어의 CRS를 하나씩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세 번째로, 의심스러운 자료는 현장 GNSS 측점 몇 개와 대조해서 실제로 몇 미터나 밀려 있는지 검산해보는 게 가장 확실하다. 사무실 책상에서 좌표계 이름만 맞춰놓고 끝내기보다, 현장 확인 포인트 한두 개를 잡아 대조하는 편이 나중에 산지전용 허가 도면 반려 같은 곤란한 상황을 줄여준다.

좌표계 문제는 한 번 제대로 짚고 넘어가면 그 뒤로는 크게 어렵지 않은 영역이다. 다만 바쁜 현장 일정 속에서 가장 쉽게 건너뛰는 검증 단계이기도 해서, 임상도든 임도 대장이든 새 데이터를 받을 때마다 좌표계부터 확인하는 순서를 업무 루틴에 넣어두는 게 결국 시간을 아끼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