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야장에 계획고를 채워 넣다 보면 매번 같은 지점에서 손이 멈춥니다. 측점 사이 표고 차이를 20m로 나눴더니 15%가 나왔을 때입니다. 임도 종단기울기 기준상 이걸 그대로 적어도 되는 구간인지, 아니면 계획고를 손봐서 14% 아래로 눌러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답은 “그 구간을 포장할 것인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런데 이 조건이 생각보다 까다롭고, 포장한다고 해서 18%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먼저 확인할 것: 어떤 규정을 보고 있는가
임도 기울기 기준을 찾을 때 산림청 훈령인 「임도설계·시공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정」부터 펼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울기 수치의 법적 근거는 그 위에 있습니다.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2 — 산림관리기반시설의 설계 및 시설기준(제5조제1항 관련)
이 별표가 2025년 4월 2일자로 개정됐습니다. 오래된 블로그 글이나 예전 설계 지침을 참고하다가 폐지된 수치를 그대로 쓰는 일이 실제로 자주 생깁니다.
가장 큰 변화는 임도 종류 구분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 예전 | 현행 별표 2 |
|---|---|
| 간선임도 / 지선임도 | 간선임도 |
| — | 산불진화임도 |
| — | 작업임도 |
‘지선임도’라는 구분은 현행 별표에 없습니다. 기울기 기준을 찾을 때 “간선이냐 지선이냐”를 먼저 따지고 있었다면, 그 전제부터 다시 잡아야 합니다.
임도 종단기울기 기준표
간선임도와 산불진화임도는 동일한 표를 씁니다.
| 설계속도(km/h) | 일반지형 | 특수지형 |
|---|---|---|
| 40 | 7% 이하 | 10% 이하 |
| 30 | 8% 이하 | 12% 이하 |
| 20 | 9% 이하 | 14% 이하 |
여기서 흔히 나오는 “14%”는 표의 가장 아래 칸, 즉 설계속도 20km/h + 특수지형일 때의 값입니다. 모든 임도의 일반적인 상한이 14%인 게 아닙니다. 설계속도 30km/h로 잡아둔 노선이라면 특수지형이어도 12%가 한계입니다.
참고로 예전 별표에 있던 역기울기 5% 이하 항목은 삭제되어 현행 표에 없습니다.
작업임도는 완전히 별개입니다. 작업임도의 종단기울기는 최대 20% 범위에서 조정하도록 되어 있고, 합성기울기도 20% 이하입니다. 설계속도 기준 자체가 20km/h 이하 하나뿐이라 위 표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18%는 언제 쓸 수 있는가
기준표 아래 붙은 비고가 실무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문장입니다.
지형여건상 특수지형의 종단에 기울기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노면포장을 하는 경우에 한하여 종단기울기를 18퍼센트의 범위에서 조정하여 행할 수 있다.
문장을 뜯어보면 조건이 세 개입니다. 셋이 동시에 성립해야 합니다.
- 특수지형일 것
- 특수지형 기준(14%/12%/10%)조차 적용하기 어려운 지형 여건일 것
- 해당 구간에 노면포장을 할 것
세 번째가 핵심입니다. 비포장으로 남길 구간이라면 18%는 아예 선택지가 아닙니다. 조사야장이나 종단면도에서 15% 구간을 잡았다면, 같은 구간이 포장 물량에 잡혀 있는지 반드시 대조해야 합니다. 경사만 18% 이하로 맞춰놓고 포장 계획이 빠져 있으면 그건 기준 위반입니다.

합성기울기: 18%를 그대로 쓰면 안 되는 이유
여기가 실제로 자주 놓치는 부분입니다. 종단기울기만 맞춰놓고 끝내면 합성기울기 조항에 걸립니다.
간선임도·산불진화임도의 합성기울기 기준은 이렇습니다.
- 원칙: 12% 이하
- 지형여건상 불가피한 경우: 15% 이하
- 노면포장을 하는 경우: 18% 이하
합성기울기는 종단기울기와 횡단기울기를 벡터로 합성한 값입니다.
S = √(i² + j²)
i = 종단기울기(%)
j = 횡단기울기(%)
횡단기울기 기준도 별표에 정해져 있습니다. 비포장(쇄석·자갈 부설 포함)은 3~5%, 포장 노면은 1.5~2%입니다.
그럼 계산해 봅시다. 포장 구간에서 종단 18%, 횡단 2%를 적용하면:
S = √(18² + 2²) = √(324 + 4) = √328 = 18.11%
18%를 넘습니다. 횡단을 최소치인 1.5%로 낮춰도 √(324 + 2.25) = 18.06%로 여전히 초과합니다.
즉 종단 18%는 서류상 숫자일 뿐, 횡단기울기를 함께 계산하면 실제로는 쓸 수 없는 값입니다. 역산하면 이렇습니다.
| 횡단기울기 | 합성 18% 이하를 만족하는 종단기울기 상한 |
|---|---|
| 1.5% | 17.93% |
| 2.0% | 17.89% |
실무에서 종단기울기 상한은 18%가 아니라 17.8% 선으로 잡는 게 안전합니다.
비포장 구간도 같은 함정이 있습니다. 종단 14%(특수지형 최대) + 횡단 5%면:
S = √(14² + 5²) = √221 = 14.87%
원칙값 12%는 이미 넘었고, “불가피한 경우” 15% 안에는 겨우 들어옵니다. 설계서에 불가피 사유가 정리되어 있지 않으면 이 구간은 지적 대상이 됩니다.
포장 판단 기준이 11%에서 8%로 바뀌었다
이건 개정 전 자료를 참고하는 분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항목입니다.
현행 별표 2의 노면 시공 조항은 이렇습니다.
노면의 종단기울기가 8퍼센트를 초과하는 사질토양 또는 점토질 토양인 구간과 종단기울기가 8퍼센트 이하인 구간으로서 지반이 약하고 습한 구간에는 쇄석·자갈을 부설하거나 콘크리트 등으로 포장한다.
예전 기준은 11%였습니다. 3%p 낮아진 겁니다.
실무에서 어떤 차이가 생기냐면, 종단기울기 9~11% 구간이 새로 포장 검토 대상에 들어옵니다. 토질이 사질토나 점토질이라면 말이죠. 예전 감각으로 “11% 안 넘으니까 비포장”이라고 판단하면 포장 물량이 통째로 누락됩니다.
여기에 앞의 횡단기울기 기준이 물립니다. 포장 여부가 바뀌면 횡단기울기가 3~5%에서 1.5~2%로 바뀌고, 그럼 합성기울기 계산값도 달라집니다. 하나만 고치면 되는 게 아니라 연쇄적으로 따라옵니다.
종단곡선을 넣어야 하는 경우
종단기울기가 변하는 지점에는 종단곡선을 삽입해야 합니다.
| 설계속도(km/h) | 종단곡선 반경(m) | 종단곡선 길이(m) |
|---|---|---|
| 40 | 450 이상 | 40 이상 |
| 30 | 250 이상 | 30 이상 |
| 20 | 100 이상 | 20 이상 |
다만 면제 조건이 있습니다.
포장도로가 아닌 곳으로서 종단기울기의 대수차가 5퍼센트 이하인 경우에는 적용하지 않는다.
여기서도 조건이 두 개 동시입니다. 비포장이면서 동시에 대수차 5% 이하여야 면제됩니다. 포장 구간이면 대수차가 1%여도 종단곡선을 넣어야 합니다.
대수차는 앞뒤 기울기의 대수적 차이입니다. 오르막 6%에서 내리막 -3%로 바뀌면 대수차는 9%입니다. 부호가 반대인 구간에서 예상보다 값이 크게 나오니 계산할 때 주의해야 합니다.
현장 체크리스트
조사야장이나 종단면도를 넘기기 전에 이 순서로 확인하면 대부분 걸러집니다.
- 임도 종류부터 확정 — 간선 / 산불진화 / 작업. 작업임도면 20% 기준을 별도로 적용
- 설계속도 확인 — 20km/h인지 30km/h인지에 따라 특수지형 상한이 14%와 12%로 갈림
- 14% 초과 구간 목록화 — 각 구간이 포장 물량에 포함되어 있는지 대조
- 합성기울기 계산 — 종단만 보지 말고 √(i²+j²)로 검산. 종단 상한은 17.8% 선
- 8% 초과 + 사질토/점토질 구간 확인 — 포장 검토 대상 누락 여부
- 기울기 변화점의 종단곡선 — 포장 구간이면 대수차 무관하게 삽입
정리
임도 종단기울기는 “14%까지, 포장하면 18%까지”로 외우기 쉽지만, 실제로는 세 개의 조항이 서로 물려 있습니다. 종단기울기 표, 합성기울기 조항, 그리고 노면 포장 조항입니다. 하나를 조정하면 나머지 둘의 판정이 같이 바뀝니다.
특히 합성기울기를 검산하지 않으면 종단기울기만으로는 통과인데 실제로는 기준 초과인 구간이 생깁니다. 18%라는 숫자를 그대로 계획고에 반영해 본 적이 있다면, 그 구간의 횡단기울기를 다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기준을 실제 20m 측점 조사야장에 반영할 때 계획고를 어떤 순서로 조정하는지, 그리고 목표 연장길이에 맞춰 측점을 재정리하는 방법을 다루겠습니다.
참고 법령
- 「산림자원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별표 2 (개정 2025. 4. 2.) — 산림관리기반시설의 설계 및 시설기준
-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