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측량과 원격탐사 실무] 산불 피해강도 dNBR 분석, 전후 영상 시기가 어긋나면 등급부터 틀어진다

봄철 산불이 지나간 뒤 피해강도 지도를 만들어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게 위성영상으로 뽑는 dNBR이다. 현장을 전부 걸어서 조사하기엔 면적이 넓고 시간도 부족한데, 무료로 받을 수 있는 Sentinel-2나 Landsat 영상 두 장이면 하루 만에 피해강도 등급도를 그려낼 수 있으니 실무에서 손이 안 갈 수가 없다. 문제는 그 두 장을 아무렇게나 골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산불 전후 영상의 촬영 시기, 대기 상태, 심지어 임상의 계절적 특성까지 맞지 않으면 같은 피해지를 두고도 산불 피해강도 dNBR 분석 결과가 한두 단계씩 달라지는 걸 여러 번 겪었다.

NBR과 dNBR, 계산은 간단해도 함정은 따로 있다

NBR(Normalized Burn Ratio)은 근적외선(NIR)과 단파적외선(SWIR) 반사율의 차이를 정규화한 지수로, (NIR-SWIR)/(NIR+SWIR) 공식으로 계산한다. 건강한 식생은 NIR 반사율이 높고 SWIR 반사율이 낮아 NBR 값이 크게 나오는 반면, 산불로 수관과 지피가 타 버린 자리는 반대 양상을 보이면서 값이 뚝 떨어진다. Sentinel-2라면 밴드 8(NIR)과 밴드 12(SWIR2), Landsat 8/9라면 밴드 5와 밴드 7을 쓰는 게 표준이다. 여기서 산불 전 NBR에서 산불 후 NBR을 빼면 dNBR이 나오는데, 값이 클수록 피해가 심하다는 뜻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 기준으로는 dNBR 값을 -100~99는 미피해(unburned), 100~269는 약한 피해(low), 270~439는 중약(moderate-low), 440~659는 중강(moderate-high), 660 이상은 강한 피해(high)로 구분하는 표가 흔히 쓰인다. 다만 이 구간값은 미국 식생과 화재 환경을 기준으로 잡힌 값이라, 국내 침엽수·활엽수 혼효림에 그대로 적용하면 등급 경계가 애매하게 겹치는 구간이 꽤 나온다는 점은 미리 알아두는 게 좋다.

등급이 틀어지는 진짜 원인은 대부분 영상 전처리에서 나온다

계산식 자체는 어려울 게 없는데, 실무에서 등급이 어긋나는 사고는 거의 다 영상을 고르는 단계에서 생긴다. 가장 흔한 실수가 산불 발생 직전 영상을 구하지 못해 몇 달 전, 심지어 계절이 다른 영상으로 대체하는 경우다. 낙엽활엽수림은 잎이 있을 때와 없을 때 NBR 값 자체가 크게 다르기 때문에, 늦가을 영상과 이듬해 봄 화재 후 영상을 비교하면 실제로는 멀쩡한 숲도 피해지로 잡히는 오분류가 생긴다. 침엽수 위주 임분이라면 계절 영향이 덜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없는 건 아니다.

구름과 그림자, 그리고 대기보정 방식이 다른 영상을 섞어 쓰는 것도 자주 걸리는 함정이다. 같은 위성이라도 Level-1C(대기 미보정)와 Level-2A(대기보정) 산출물을 전후 영상에 각각 다르게 적용하면 반사율 스케일이 어긋나면서 dNBR 값 전체가 한쪽으로 쏠린다. 또 급경사 사면에서는 태양 고도에 따른 지형 그림자가 실제 피해와 무관하게 NBR 값을 떨어뜨리는데, 이 구간을 지형보정 없이 그대로 등급 분류에 넣으면 능선 반대쪽 사면 전체가 과대평가되는 식으로 나타난다. 클라우드 마스킹을 걸었다고 안심하고 넘어갔다가, 나중에 등급도를 현장 사진과 대조해 보니 그림자 진 계곡부만 유독 고피해로 튀어나와 있던 경우도 있었다.

위성 등급만으로 현장 보고서를 마무리하면 안 되는 이유

dNBR 등급도가 아무리 깔끔하게 나와도, 그 값 자체는 분광 반사율의 변화일 뿐 실제 임목 고사율이나 임분 구조 손상 정도를 직접 측정한 게 아니다. 이 둘을 이어주는 게 CBI(Composite Burn Index)인데, 현장 표본구를 돌면서 수관 소손율, 하층 식생 상태, 낙엽층 소실 정도를 점수화해 dNBR 값과 회귀식을 맞추는 절차다. 예산과 시간이 부족해 이 단계를 건너뛰고 USGS 표준 구간값을 그대로 갖다 쓰는 경우를 많이 보는데, 지역과 임상에 따라 실제 등급과 한 단계씩 어긋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특히 보상이나 복구사업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이 등급을 근거로 쓴다면, 최소한 대표 지점 몇 곳이라도 현장 검증을 거치는 게 나중에 이의제기를 받았을 때 훨씬 든든하다.

현장 적용 전 점검할 것들

산불 전 영상은 발생 시점과 가장 가까운 무운 영상을 우선으로 고르되, 최소한 같은 계절대의 영상으로 맞추는 걸 원칙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 전후 영상은 반드시 같은 처리 레벨(둘 다 대기보정 산출물)로 통일하고, 가능하면 같은 위성·같은 궤도로 촬영된 조합을 쓴다. 급경사지가 섞인 대상지라면 지형보정을 거친 반사율을 쓰거나, 최소한 그림자가 진 사면을 따로 표시해 등급 해석 시 주의 문구를 달아둔다. 등급 경계값은 USGS 표를 출발점으로 삼되 확정값으로 쓰지 말고, 접근 가능한 지점 몇 곳이라도 현장을 걸어 dNBR-CBI 대조표를 만들어 보정하는 절차를 거친다.

결국 산불 피해강도 dNBR 분석은 넓은 면적을 빠르게 훑어보는 데는 지금도 가장 실용적인 도구다. 다만 그 결과를 그대로 보고서 숫자로 옮기는 순간과, 영상 조합과 지형 영향을 한 번 더 점검하고 옮기는 순간 사이에는 등급 하나 정도의 차이가 늘 숨어 있다. 피해강도 등급이 복구 예산 배분이나 벌채 우선순위 같은 실제 의사결정으로 이어진다는 걸 생각하면, 영상 두 장 고르는 데 들이는 품은 아깝게 여길 게 아니다.